라켓 그물 눈금이 곧 공의 성격입니다
새 라켓을 살 때 사람들은 주로 모델명이나 선수 이름만 보고 고릅니다. 하지만 똑같은 모델이라도 “스트링 패턴”만 다르면 완전히 다른 라켓이 됩니다. 쉽게 말해, 라켓 면의 구멍(눈금)이 촘촘한가(덴스), 듬성듬성한가(오픈)에 따라 공이 굴러가는 방식이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스트링 패턴은 보통 세로줄x가로줄의 숫자로 표현합니다. 대표적으로 16×19(오픈)와 18×20(덴스)가 테니스 시장의 양대 산맥입니다. 본인의 스윙 스피드와 실력이 이 패턴과 맞지 않으면, 아무리 비싼 라켓도 맹그러브가 돼버릴 수 있습니다.
1. 오픈패턴(16×19): 스핀 마니아를 위한 자유로움
오픈패턴은 줄 간격이 넓어 마치 그물이 성하게 드러난 형태입니다. 일반적으로 세로줄 16개, 가로줄 19개로 구성됩니다.
- 장점:
- 압도적인 스핀: 줄 간격이 넓어 공이 들어갈 때 스트링이 뒤로 밀렸다가 튀어나오는 “스냅백(Snap back)” 현상이 잘 일어납니다. 이 덕분에 공에 미친 듯한 회전을 먹일 수 있습니다.
- 넓은 스윗 스팟: 공이 라켓 면에 닿았을 때 튀어 오르는 파워가 좋고, 공이 잘 맞는 부분이 넓습니다.
- 단점:
- 줄 끊어짐: 줄의 이동이 잦아 마찰이 심해 수명이 짧습니다.
- 부정확한 방향: 줄이 너무 유동적이라 깔끔하게 찍어 내려가는 코너샷이나 날카로운 각도의 샷을 컨트롤하기 어렵습니다.
2. 덴스패턴(18×20): 정확함을 원하는 플레이어의 갑옷
덴스패턴은 줄 간격이 촘촘하여 격자판처럼 촘촘한 형태입니다. 세로줄 18개, 가로줄 20개가 일반적입니다.
- 장점:
- 정밀한 컨트롤: 스트링의 유동이 적어 공이 탁구공처럼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상대방 코너를 공략하거나 발리스마슈를 날리기에 가장 좋습니다.
- 오래가는 수명: 줄 간의 마찰이 적어 줄이 자주 끊어지는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 평평한 바운스: 불필요하게 공이 뜨지 않으므로, 스윙이 빠른 선수가 자신의 파워로 깊게 쏘아 넣기에 좋습니다.
- 단점:
- 퍼포먼스 부족: 스윙 스피드가 느린 선수가 쓰면 공이 나가지 않고 맥빠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 스핀 생성 어려움: 스냅백 효과가 적어 높은 톱스핀을 걸려면 본인의 손목 힘으로 덜컥 때려야 합니다.
당신의 스윙과 레벨에 맞는 정답은?
초보 ~ 중급: 오픈패턴(16×19) 추천
아직 스윙 스피드가 빠르지 않고 자체적인 파워가 부족하신가요? 덴스패턴은 공이 뜨지 않아 네트 넘어가기도 힘들고 힘없이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오픈패턴은 라켓 면이 공을 배려해주어(트램펄린 효과) 덜 힘들어도 상대 코트까지 볼을 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스핀 공부를 하기에도 훨씬 유리합니다. 네트에 많이 걸리거나 공이 얇게 뜬다면 오픈패턴이 해결사가 될 수 있습니다.
중상급 ~ 상급: 본인의 스타일 확인 후 결정
어느 정도 스윙 템포가 잡힌 단계에서는 스타일이 나뉩니다.
- “나는 하드히터/플래터다, 공이 날아서 겁난다” -> 덴스패턴을 쓰세요. 볼이 마음대로 날아오르는 것을 잡아주고, 파워를 흡수하여 안정적인 득점권으로 공을 넣어줍니다.
- “나는 라페, 나달처럼 빵빵한 톱스핀이 좋다” -> 오픈패턴을 고수하세요. 줄의 마찰과 튕김을 이용해 상대방 머리 뒤로 떨어지는 강한 스핀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결론: 시각적 착각을 넘어서
많은 동호인들이 “덴스패턴은 프로용, 오픈은 아마추어용”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로저 페더러(프로스탭프)는 덴스패턴 18×19를 주력으로 썼고, 라파엘 나달은 오픈패턴 16×19를 썼습니다. 즉,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본인의 팔 힘으로 스윙하기 벅차다면 오픈패턴으로 옮겨야 하고, 스윙이 거침없는데도 아웃만 나온다면 덴스패턴으로 컨트롤 잡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라켓 면을 들여다보세요. 촘촘한 줄이 당신에게 정착(Stability)을 줄지, 듬성듬성한 줄이 당신에게 자유(Freedom)를 줄지는 그물이 아닌 당신의 스윙이 말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