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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티의 독점 무기: 코트의 기하학이 말해주는 이유
테니스 세계에는 “왼손잡이는 악마라고 부른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테니스 인구의 대다수가 오른손잡이인 현실에서 왼손잡이는 단순히 손이 다른 것을 넘어, 전혀 다른 각도에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이질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오른손잡이 테니스 선수들에게 ‘킥서브(Topspin Serve)’는 두 번째 서브의 안정장치이자 필수 생존 도구입니다. 하지만 왼손잡이에게는 킥서브가 절실하지 않거나, 오히려 다른 서브가 더 위력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코트의 기하학적 구조와 상대방의 백핸드를 공략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1. 애드 코트(Ad Court)에서의 절대적 우위
왼손잡이에게 킥서브가 덜 필요한 이유를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구역은 바로 자신의 ‘애드 코트(왼쪽 서브 박스)’입니다.
오른손잡이가 애드 코트에 서브를 넣을 때는 코트 중앙(T) 쪽으로 공을 몰아넣거나, 오른쪽 바깥(와이드)으로 보내야 하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백핸드’ 쪽으로 공이 갑니다. 반면, 왼손잡이가 애드 코트에서 서브를 넣을 때 공의 방향성은 아주 독특합니다.
왼손잡이가 애드 코트의 아웃선(Out Wide) 쪽으로 강한 슬라이스 서브를 넣으면, 공은 오른손잡이 리시버의 백핸드 쪽 방향으로 곡선을 그리며 밖으로 날아갑니다. 이때 상대방은 코트 바깥으로 쫓겨나야 하고, 넓어진 코트를 덮으려는 과정에서 몸의 중심이 무너집니다. 결국 왼손잡이는 굳이 볼을 높게 띄우고 튀어 오르게 만드는 킥서브를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상대의 약점인 백핸드를 공략하면서 동시에 상대를 코트 밖으로 밀어낼 수 있습니다. 이 ‘와이드 슬라이스’는 킥서브보다 리턴하기 훨씬 불편하고 위협적입니다.
2. 듀스 코트(Deuce Court)에서의 방해 공작
자신의 ‘듀스 코트(오른쪽 서브 박스)’에서도 왼손잡이는 특유의 이점을 가집니다. 왼손잡이가 몸 쪽으로(보디 서브) 치는 서브는 오른손잡이 상대방의 ‘오른쪽 몸통과 어깨’를 강타하게 됩니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쪽 팔로 백핸드를 치는데, 왼손잡이의 서브가 오른쪽 몸통을 파고들면 상대는 백핸드를 칠 공간조차 확보하지 못해 망연자실하게 됩니다. 이때 킥서브처럼 볼이 높이 솟아오르는 것보다, 날카롭게 들어오는 슬라이스나 플랫 서브가 상대의 스윙을 훨씬 더 방해합니다. 즉, 왼손잡이는 볼을 튀어 오르게 만드는 고도의 기술(Kick) 없이도, 자연스러운 각도로 상대의 스윙 방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킥서브의 복잡성 vs 슬라이스의 효율성
킥서브는 볼의 아래 부분을 7시에서 1시 방향으로 얇게 비벼 올리는 매우 복잡한 손목 동작과 정교한 토스를 필요로 합니다. 이를 완벽히 구사하려면 수년간의 시간이 들어가고, 잦은 네트 걸림 위험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왼손잡이는 자연스러운 손목의 회전을 이용해 슬라이스 서브를 넣으면 됩니다. 슬라이스는 킥서브에 비해 토스의 위치가 덜 예민하고, 스윙 궤도가 간단하여 안정성이 높습니다. 왼손잡이 입장에서 굳이 실패 확률이 높은 킥서브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복잡한 킥서브를 연구해서 볼을 높게 띄우는 것보다, 왼손잡이만의 유니크한 각도로 날카롭게 슬라이스를 넣는 것이 승률에 훨씬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4. 심리적 압박감의 차이
오른손잡이 상대방에게 왼손잡이의 와이드 슬라이스 서브는 심리적으로도 매우 압도적입니다. \”이것은 백핸드인데, 꽤 밖으로 빠지는구나\”라는 인식은 곧바로 \”골 뚫리지 않게 해야겠다\”는 수세적인 마인드셋을 만듭니다. 리턴 후 다음 샷 준비를 해도 코트의 절반 이상이 뻥 뚫려 있어 상대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킥서브는 높이 튀어 오르지만 상대가 백스핀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왼손잡이의 얇게 슬라이스된 서브는 바운드 후 스피드가 살아남거나 낮게 스치듯 지나가 리턴 타이밍을 놓치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왼손잡이는 킥서브를 통해 ‘볼의 높이’를 공략하는 것보다, 슬라이스를 통해 ‘상대의 발과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결론: 당신의 무기는 ‘각도’이다
물론 나달(Rafael Nadal)이나 쓰리파(Taylor Fritz) 같은 왼손잡이 선수들이 환상적인 킥서브를 구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모든 슈팅이 완성된 괴물들입니다. 대다수의 일반 클럽 선수나 투어 선수급 왼손잡이들에게 킥서브는 ‘체리 옆의 장식’과 같습니다. 왼손잡이의 생존 필수 코스는 애드 코트의 와이드 슬라이스와 디스 코트의 보디 서브입니다.
오른손잡이들이 애써 연습해야만 얻을 수 있는 ‘상대방 백핸드를 공략하는 궤적’을 왼손잡이는 타고나게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량을 킥서브 연구보다는 그 완벽한 슬라이스 서브의 제어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세요. 그것이 당신이 타고난 유전자를 200% 활용하여 코트를 지배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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